“임마누엘의 복” 을 아십니까?

백운영목사님 목양칼럼

동남아나 인도네시아는 일년에 두개의 계절만 있습니다. 우기와 건기는 일 년에 각기 특색있고 변화를 주는 계절입니다. 건기때는 말 그대로 비가 오지 않아서 말라있는 시절이고 항상 물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우기가 시작되면 그때부터 반년 동안은 매일 비가 옵니다. 물론, 하루종일 비가 오는 것이 아니라 하루 한 두 차례 강한 폭우가 쏟아지기에 우기가 오기 전에 지붕을 손보는 것은 매년 연례행사와 같이 아주 중요한 일 중의 하나입니다.

한번은 제가 책임을 맡고 있던 신학교 산하, 선교 훈련원의 지붕을 손보던 훈련생이 저에게 달려와 지붕 처마 밑에 새 둥지가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습니다. 지붕에 이물질을 치우고 새로 페인트를 칠하려면 둥지를 치워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어미 새가 근처에 있는가 둘러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삐약하고 울어대는 새끼들을 구슬리며 새 둥지를 떼어서 건물 뒤쪽 나무의 나뭇가지 사이에 옮겨 주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후에 어미 새가 둥지가 있던 곳에 와서 화난 듯이 날갯짓을 하면서 서글프게 울어댑니다. 그때 저는 그 새와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이리 와 봐. 내가 네 새끼들이 어디 있는지 알려줄게.” 아무리 손짓해도 알아듣지 못합니다. 혹시나 해서 인도네시아 말로 해봅니다. “Ayo, ikuti saya, akan menunjukan kemana bayikunnya” 그래도 알아듣지 못합니다. 영어로도 말해봅니다. “Hey, come follow me, I will show you where your babies are.” 여전히 소통이 안 됩니다. 그때 제가 들었던 생각이 무엇이겠습니까? 내가 잠시 새가 되었으면 얼마나 좋으랴..

우리 하나님은 목적을 가지고 창조하신 인간을 사랑하신다는 말씀을 그냥 하늘에서만 하지 않았습니다. 죄로 인하여 하나님과 분리되어 소통이 막힌 죄인들에게 인간의 모습을 가지고 가장 낮은 말구유에서 태어나심으로 그 사랑을 구체적으로 표현해 주셨습니다. 그것이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는” 바로 “임마누엘의 복”입니다. 우리는 이 예수님의 탄생을 “성육신” 적인 사랑이라고 표현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이처럼 구체적이고 실제적입니다. 우리의 이웃 사랑은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말로만 아니면 잠시 시간 내서 하는 사랑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으로 하는 사랑은 행동이 뒤따라야 하고 내 중심적이 아닌 그들의 마음에 닿도록 하는 사랑입니다. 올해 성탄절의 사랑 표현이 이런 성육신적인 사랑의 모습을 흉내 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영생교회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사랑이 많은 곳에 전달되는 2021년이 되기를 간절해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