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 캄보디아 신학교 동역자 분들께,
평안하신지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1. 요즘은 몇 년 몇 달이 아니라 단 며칠 앞의 계획도 세우기 힘든 시절에 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들을 깨어 있게 하시려고, 또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인본주의의 바벨탑만 쌓고 있는 패역한 21세기 인류에게 회개를 촉구하시려고, 이 전염병을 허락하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학교에는 피할 길을 주셔서, 기숙사 학생들의 대면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가운데 현재까지 무리 없이 학사과정을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보안과 방역상 학교 정문은 열쇠로 잠겨 있고 허가 받은 사람들만 출입하도록 했습니다.
2. 캄보디아는 Covid-19의 방역에 차질이 생겨 정부에서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사망자 제로를 자랑하다가 지난 한 달 동안만 3명의 사망자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모든 학교는 3월 초부터 온라인 수업만 허락되었는데, 두 주간만 휴교한다던 것이 무기한 휴교로 들어갔습니다. 캄보디아 설 명절인 ‘쫄츠남’ 기간 (4월 14-18)이 코로나 확산의 고비인데, 그 때를 지나봐야 약간의 예측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언제까지 이 상태가 계속될 진 모르지만,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주권을 믿기에, 오늘도 감사할 뿐입니다. 고난 속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교훈을 배울 뿐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주시는 은혜의 풍성함도 체험하게 됩니다.
3. 환절기인 신학기가 시작될 즈음부터 스탭 교수들과 부인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아팠습니다. 열이 나고 목도 아프고 콧물도 나고 하길래 바짝 긴장이 되었지만, 코로나는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모두 컨디션이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기회가 되는 대로 스탭들을 격려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사시사철 더운 나라이기에, 거기도 계절이 있나 궁금하시겠지만, 여기도 분명히 계절이 있습니다. 3월부터 5월까지는 건기 중의 건기이고, 가장 더운 계절입니다. 그래서, 전기와 수도 사정이 좋지 않아 훈센 총리가 절약을 호소하는 대국민 담화문을 내 놓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우리 학교는 발전기가 있어 후덥지근한 선풍기 바람이라도 계속 쐴 수 있고, 물은 아직도 트럭으로 살 수 있어 감사합니다.
4. 새학기가 시작된 지 오늘로 4주가 지났습니다. 학생들은 캠퍼스 안팎 각자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열심히 수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모두 동역자 여러분들의 기도와 후원 덕분이기에 감사드립니다. 학기를 초반 중반 종반으로 나눈다면, 이제 초반을 마친 셈입니다. 시차에도 불구하고, 수고해 주신 교수님들, 또 계속 수고해 주실 교수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5. 담장 공사는 이미 종반으로 접어 들었습니다. 170미터 중 약 50미터만 남겨 두고 있는데, 이 지점이 지대가 가장 낮은 곳이라 예상보다 더 많은 물자와 인력과 시간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이왕 시작한 것이니 공사비가 초과되어도 품질 위주의 공사를 하라고 독려하고 있습니다. 3월 말이면 완성된 담장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덕분에 다음 달 4월은 기숙사 학생들에게 다소 힘든 한 달이 될지도 모릅니다. 공사 이후 정리해야 할 일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Work-Study 장학 프로그램으로, 일도 하며 공부를 하기에 온 종일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밝은 얼굴로 열심히 생활하고 있는 학생들이 사랑스럽습니다.
6. 헌금 운동에 관한 보고입니다. 신학기부터 재학생과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벌인 이 운동에 재학생들부터 점차 열매를 보이고 있습니다. 조그만 파란색 저금통 ‘Contribution Box’에 조금씩이나마 헌금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에게 5불 10불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닌 데도 말입니다. 그것도 한결같이 무명으로…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는 사도행전 20:35절 말씀이 이들의 마음 밭에 떨어져 열매 맺고 있는 것 같습니다.
7. 기도 제목: 다음은 2021년 3월, 간추린 기도 제목 입니다.
1) 야간에 Zoom으로 강의하시는 모든 방문 (Visiting) 교수님들의 건강과 사역을 위해.
2) 학생들이 질병과 위험에서 안전하게 보호되어,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3) 모든 스탭들에게 지혜와 힘을 주셔서 학생들과 방문교수님들을 더 잘 섬길 수 있도록.
4) 유한호 총장님 내외분의 건강과 평안, 차기 총장님의 순적한 선임을 위해.
5) 주는 것을 실천하는 재학생들에게 복을 주시고, 졸업생들에게도 이 마음이 전해지도록.
6) 담장 공사: (1) 잘 마무리되도록. (2) 불볕 더위 속에서 일하는 인부들이 안전하도록, (3) 그들에게 복음이 전해지도록.
그럼 주님의 은혜 아래서 늘 활기차고 평안한 하루하루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3월 20일, WTCS Cambodia에서
학감 권일 목사 드림
메인라인 구역 박두영, 김영자2
레드너 구역 류웅, 박지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