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도 “가서 제자 삼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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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영목사님 목양칼럼

제가 선교사로 있을 때 현지 지도자의 자질을 구분하는 기준이 명확했습니다. 선교사에게 와서 돈이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제자들을 눈여겨 보았고 또한 기도의 사람인가를 확인했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외부의 도움보다는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는 자들은 긴 안목에서 지도자의 자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물론, 돈이 필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부분에 집중할 때 미래의 난관을 이겨낼 가능성을 가진 것이 입증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공급을 의뢰하고 하나님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희생할 줄
알고 헌신의 참된 의미를 알며 인내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선교사들이 때론 현지교회 사정도 모른 채 돈으로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가 현지 교회로부터 거절 당하는 일들도 일어납니다. 선교사들 중에서 돈으로 빠른 시일 내에 건물 짓고 사역을 이루려고 하는 시급성(?) 때문에 오히려 선교사역을 후퇴하게 만드는 일들이 일어납니다. 돈으로 세운 사역은 외적으로 보기에는 멋있어 보이나 기초가 없는 건물처럼 재정 지원이 끊어지거나 협력하던 선교사가 떠나 버리면 금방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현지인들에게 하나님을 의존하기 보다는 외부의 재정을 의존하게 하는 것이 돈의 힘입니다. 반대로 오랜 시간에 걸쳐서 굳건히 세워진 현지 교회는 외부 세력으로 인하여 흔들리지 않고 계속 자기
민족 복음화를 이루어 내며 영적으로도 강한 교회로 서게 됩니다.

지금도 선교사들 중에 사람 키우는 일에 집중하기보다는 빨리 건물을 세우는데 더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람을 키워내는 일은 눈에 보이지 않기에 외부적인 평가 점수가 박합니다. 그러나 가시적인 건물과 돈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눈에 보이는 효과가 있으며 더 많은 재정을 모금하기에 수월하기에 여기에 매달리는 선교사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교회나 학교는 현지인에게는 주인의식이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외부의 재정지원으로 지어낸 선교사의 재산입니다. 선교사가 주도적으로 교회를 세우면 그것을 아는 현지 교인들이 헌금을 하지 않으며 현지 목사도 선교사가 월급을 주어야만 일을 하고 선교사 눈치를 보게 됩니다. 이런 교회는 건강하지 못하여 선교사와 연결이 끊어지면 더 이상 관리를 못하고 폐허가 되고 맙니다. 반대로 현지인들이 벽돌 한 장, 시멘트 한 포대씩 헌신하고 자신들의 시간을 들여서 예배당을 세운다면 건강한 교회로 지속되어 더 많은 복음 확장으로 가게 됩니다.

최근에 저는 제가 아는 선교사들의 멘토로서 한 주에 한 번 꼴로 줌으로 연결하여 얘기를 듣고 기도해 주는 시간들을 가졌습니다. 그들 모두가 건물 짓는 사역에는 관심조차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젊은 영혼들을 깨울까, 사람을 세울까, 제자를 양육할까에 관한 다양한 대화를 하면서 얼마나 흐뭇했는지 모릅니다.

예수님도 사람 키우는 일에 모든 시간과 삶을 집중 시켰습니다. 그리고 제자 세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아셨기에 우리에게도 “가서 제자 삼아라!"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영생교회도 제자를 삼고 제자를 키우는 일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