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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영목사님 목양칼럼
주님께서 명령하신 ‘온 천하를 다니면서 복음을 전파하라’는 선교 사역은 열정으로만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혼자서는 전진하기가 힘들듯이 그리고 교회 공동체가 필요하듯이 선교 사역도 함께하는 공동체와 그 사역을 관리하고 책임질 수 있는 단체의 소속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제자들을 파송하실 때 둘씩 짝지어 파송하셨고 그것을 미래 사역의 모델로 보여주셨습니다. 영적 전쟁터에서 사역을 진행하는 동안에 서로 의지하고 버팀목이 되는 공동체가 필요한 것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조직으로 만들어져서 선교 단체가 된 것입니다. 1792년 현대 선교의 아버지 윌리엄 케리 이후에 선교사역이 세계 전역으로 확산되어 나간 근거도 선교단체의 시스템을 갖춘 데 있었습니다. 성경에도 바울처럼 이동하며 전도 사역하는 팀이 있었고 한곳에 정착하여 교회를 세우고 전도하여 성도를 양육하는 모델도 존재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교회든 선교팀이든 다 객관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하나님의 일을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조직은 하나님의 사역을 효율적으로 감당할 수 있도록 견인차 역할을 했습니다.
예전에 좋은 선교 후보생이 저에게 와서 선교사로 나가겠다는 불타는 열정을 보일 때 제가 했던 권면이 있습니다. 조금 속도를 늦추고 선교 단체에서 훈련받고 팀으로 관리를 받으면서 나가라고 했고 그렇게 진행한 사람들은 몇십 년 후에도 여전히 귀한 사역을 잘 감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급한 마음으로 선교지로 직행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혼자서 이곳저곳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몇 교회 후원을 받아서 선교지에서 언어 훈련이나 문화 적응 과정도 건너뛰고 열정에 사로잡혀서 사역을 펼쳐갑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은사와 재능을 급하게 현지에 쏟아붓습니다만 상황이 그렇게 녹록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선교사들은 거의 대부분 몇 년 안되어서 정신적으로 녹초가 되고 건강에도 문제를 보이며 중도에 하차하기 쉽습니다. 이것은 독립군 선교사(?)가 지난 수년간 반복해서 보여줬던 패턴 입니다.
선교사가 단체에 소속이 안 되면 현지에서 정착할 때 도움을 줄 선배도 없고, 심리적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상담할 사람도 없고, 현지 지도자와 연결점도 없이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합니다. 재정적인 투명성이나 보고체계도 없으므로 재정적으로 쪼들릴 때 단체의 도움도 없습니다. 그리고 선교사도 죄성으로 인한 연약함을 가졌기에 재정의 유혹을 쉽게 이겨내지 못하고 후원금의 공과 사를 분명히 하기 어렵습니다. 또 선교사로서 중요한 공적 책임을 건너뛰고 빠른 결과에만 집착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혼자 프로젝트를 결정하고 본국을 다니면서 모금하여 눈에 보이는 건물 사역에 집착하다가 비극적으로 끝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현지인에게 재산권을 뺏기기 일쑤고 혹시 거대한 사역을 일구었다면 사역을 이어갈 현지 제자도, 동료나 후배 선교사도 없이 민망하게 사역을 문 닫아 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주신 말씀의 내용을 교회의 모든 사역에 적용할 때 그 안에서 질서도 생기고 결실도 맺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교회가 감당해야 할 모든 것에 좋은 길 잡이가 되기 때문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