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기를 힘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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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영목사님 목양칼럼

주일은 한 주간이 시작되는 첫날입니다. 그런데 성경 속의 안식일은 6일간 모든 일을 다 마치고 마지막으로 쉼과 안식을 가진다는 의미로 제정되었습니다. 그래서 안식일은 금요일 저녁 해가 진 후부터 시작되어 그 다음 날까지인데 왜 개신교에서는 한주의 첫날에 해당하는 주일에 예배로 모이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초대 교회 때 한 주일의 첫날, 특히 우리 주님이 부활하신 날을 승리의 날로 모여서 예배와 축제로 증거하던 사도들의 전통이 그 후 교회 회의에서 주일로 선포되고 오늘날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물론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섭리가 그 안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교회가 세워지는 곳마다 주중 가장 첫날에 하나님께 예배드리게 된 것입니다. 예배란 성도들이 감사와 찬양으로 하나님께 경배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힘을 얻고 성도들의 교제로 공동체를 같이 세워가며 함께 신앙의 진전을 이루어가는 것입니다. 예배는 하나님께서 받으시기에 합당한 방식으로 적합한 장소에서 경외하는 마음으로 드려야 합니다. 그래서 예배로 인하여 조그만 공동체가 영적으로 무장되고 그로 인하여 복음이 확장되어 세계 전역으로 영향을 끼치도록 쓰임 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주일에 예배당에 모여서 공적 예배를 드리던 사도들의 전통이 팬데믹으로 인하여 또한 현대 컴퓨터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대인들이 편리한 방식으로 어디서든 자기가 참여하고 싶은 시간에 온라인으로 접속하여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예배는 그저 일시적이고 임시적인 비상상황에서의 해결 방안일 뿐입니다. 그런데 팬데믹 시기가 길어지면서 예배당에 와서 성도들과 함께 드리던 예배가 변하고 있습니다. 성도들이 예배를 소홀히 하기 시작하고 예배에 대한 태도가 점차 신앙의 게으름으로 드러나는 모습도 나타납니다. 작년 3월부터 현장 예배에 나오지 못하는 분들에게 심방 가서 여쭈면 온라인 예배조차 소홀히 하는 모습에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처음에는 온라인 예배도 시간 내에 마음의 준비로 드려졌지만 이제는 인터넷의 편안함에 편승하여 마음의 준비도 없이 다양한 예배를 섭렵하며 내 목적을 채우는 수단과 방법이 되어가고 있지 않은지 살펴야 합니다. 그러다가 귀만 솔깃하게 하는 가짜 신앙이나 하나님 중심이 아닌 이단들에게 쉽게 휘둘릴 수도 있습니다.

성경은 성도들에게 “모이기를 힘쓰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인터넷이 없던 2천년 전의 환경에서 나온 말씀이라고 하찮게 취급 할 수는 없습니다. 모이는 습관을 실천하는 성도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참된 믿음으로 굳건하게 세워진 역사적 사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일 때 서로를 격려하고 지원하여 양육의 기회를 얻습니다. 아니, 모이지 않는다면 공동체가 주는 이점을 유용하게 내 것으로 만들 수도 없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선한 도구로 쓰임받을 수도 없습니다. 백신을 맞았다고 마음을 놓고 예전처럼 돌아가자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 마음의 중심에 예배를 드리기 원하는 열심이 세상의 그 어떤 열심보다 더 확실한가를 자신에게 확인하고 점검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