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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영목사님 목양칼럼
제 지인 중에 독일계 목사님이 있습니다. 2005년부터 로잔 디아스포라 분과위원으로 같이 활동하면서 알게 되었고 2010년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제3차 로잔대회에서 “Scattered to Gather”라는 책자도 같이 출판했던 분과위원 중 한 분 입니다. 지금은 텍사스의 샌안토니오에서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통화를 하다가 코비드 19 백신에 관한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자신을 비롯한 모든 교인이 백신을 거부한다는 것입니다. 세대주의 신학과 전천년설을 신봉하는 교회에서 모두가 백신을 거부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더 이상 설명은 안했지만 저는 그 이유를 잘 압니다. 백신이 성경에 나오는 “짐승의 표”이고 백신을 맞으면 “베리칩” (Verification Chip)이 몸속에 들어간다는 신학적인 이유에서 집단으로 거부하는 것입니다. 미국 특히 남부 지역에는 종교적인 다양한 이유로 백신 접종률이 심히 저조합니다.
그래서 제가 웃으면서 그랬습니다. 우리가 함께 디아스포라 사역을 위해서 수고하면서 믿었던 하나님, 여전히 주권적으로 세계 곳곳에 퍼져가는 이주민들을 통해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이 그 정도밖에 안 되시는 분이냐고. 만일 우리 하나님이 백신을 맞았느냐, 안 맞았느냐로 우리를 천국 들어가고 못 들어가게 하시는 하나님이시라면 나는 그런 수준의 하나님은 믿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줄을 쫙 세워놓고 백신 여부로 구원이 이뤄지거나 못 이뤄지게 구분하시는 하나님이라면 우리는 그런 하나님을 따를 이유가 없습니다. 그 하나님은 제가 사역했던 이슬람 국가에서 무슬림들이 부들부들 떨면서 율법을 지키면서도 여전히 두려움 속에 살얼음판을 걸으며 섬기는 알라신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아니지요! 우리 하나님은 그보다 훨씬 크신 분이십니다. 그보다 훨씬 능력 있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때로 하나님을 나의 수준에서 나의 틀 속에 가두어 버리고 하나님의 주권적인 역사를 나의 수준으로 축소해 버릴 때가 많습니다. 우리의 기도는 어떻습니까? 내가 아는 수준에서 내가 원하는 것만 응답하시는 하나님으로 만들어놓지는 않는지요?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큰 것을 주시려는 하나님을 그냥 박스안에 가둬 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팬데믹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된다고 마음속에 원망이 있습니까? 지금은 안 보이고 이해가 안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더 큰 은혜를 바라보지 않으시겠어요? 믿음은 바라는 것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라고 했습니다. 여전히 팬데믹의 위험은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으며 우리 모두 지혜롭게 행동하고 조심해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믿음으로 이겨내는 영생의 가족들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