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 배려는 사랑의 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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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영목사님 목양칼럼

5월은 ‘가정의 달’로 가정의 중요성과 행복은 우리 가까이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고 있습니다. 가정이란 같이 매일 지내는 사람들로 구성되기에 한자로 식구라고도 합니다. 그것은 食(먹는) 口(입)로 말 그대로 밥을 같이 먹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우리 조상들이 함께 정을 나누며 생활하기 위해 밥을 같이 먹는, 혈연으로 맺어진 공동체입니다. 저도 가족이라는 말보다는 식구라는 말이 더 마음에 와닿습니다. 보통 식구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식구의 개념이 핵가족을 넘어서 혼자 살면서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는 이기주의적 사회 때문에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주거지도 혼자 살 수 있는 구조로 지어진 스튜디오 아파트, 오피스텔 등이 생겨나고, 혼자 밥을 먹도록 구성된 1인분 포장 음식, 그러다가 ‘혼밥’이라는 말이 등장하고 식당마다 칸막이를 만들어 홀로 식사를 해결하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 식구라는 울타리가 무너지고 급격하게 개인적인 사회로 전환되면서 또 하나의 좋은 단어인 배려도 없고 양보도 퇴색되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말에는 ‘배려’라는 너무나 좋은 단어가 있습니다. 영어로는 ‘배려’라는 의미의 전체를 전달하지 못할 만큼 의미가 깊은 좋은 한국말입니다. 배려는 타인과의 관계를 전제로 쓰이는 단어이며, 특히 식구들이 같이 사는 집은 배려가 가장 필요한 공간입니다. 아침마다 일어나서 같이 써야 하는 화장실과 샤워실, 음식을 같이 만드는 부엌과 식탁, 매일 한 식구가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거실 등은 서로 배려하고 양보를 실천하는 좋은 공간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가족끼리 거친 말이나 무례한 행동이 계속된다면 한 가족이라도 분열의 조짐이 보이게 될 것입니다. 특히 한 가족과 한 공동체 안에서 배려는 사랑으로 이어지는 보이지 않는 끈이 됩니다.

ELMC 교회가 다시 현장 예배를 시작한 지 한 달이 됩니다. 여전히 실내에서 모든 안전 수칙을 준수하지만, 예배당 모든 문들을 열어놓고 드리는 예배에 한어권 교인들의 특별한 배려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제2 예배실 바로 앞에서 발열 체크가 진행되다 보니 예배당에 들어서는 분들의 서로 인사하고 간단한 대화조차도 안에서 예배드리는 성도님들께는 방해가 됩니다. 영어교회 예배 진행 중에 3부 예배 준비를 위해서 일찍 오시는 분들은 정숙함으로 영어 예배를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2부 예배가 끝나고 옆문으로 나가지 않고 제2 예배실 앞쪽으로 가야 할 일이 있을 때는 특히 배려하는 마음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내 예배가 중요하다면 영어교회의 예배도 그들에게는 생명과 같이 중요한 것이고 예배 중에 방해가 되는 큰 목소리는 예배자들을 아주 불편하게 합니다. ELMC도 영생교회의 식구이므로 가족 간의 배려가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