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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영목사님 목양칼럼
지난달 미국의 지성 기독교인들 사이에 깜짝 놀랄 사건 소식에 모두가 한동안 말을 잃었습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이 새삼 떠오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작년 5월에 투병하시다가 주님 곁으로 간 Ravi Zacharias 목사가 한동안 비밀리에 저지른 성폭력 사건들이 외부에 알려졌습니다. 그는 지난 40년간 세계의 많은 대학교, 신학교 외에 많은 젊은 기독교인들 신앙에 거대한 영향을 미쳤던 사람입니다. 저도 그가 74세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것을 두고 안타까운 마음에 작년 팬데믹 기간 100일간 매일 쓰던 기도나눔에 언급했던 적이 있습니다. CS Lewis같은 동격의 또 하나의 기독교 지성을 잃은 것에 대한
서운함과 그가 남긴 지적인 영향이 아쉬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의 은밀한 죄악이 한두번의 실수가 아닌 오래 지속되었다는 것에 실망이 큽니다. 어떤 분은 지금도 전 세계의 수백만 지성인들이 읽고 있는 그의 책을 다 불살라 버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격한 반응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의 생각은 다릅니다. 그가 세계를 돌면서 다양한 대학의 강연들, 많은 저서와 그가 설립한 기관에서 나오는 간행물들은 여전히 오늘날 신앙적으로 좋은 지표를 주고 있습니다. Ravi만큼 지식인들의 귀에 쏙쏙 들어가도록 신앙과 삶과 성경을 풀어서 해석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도 드물기 때문입니다.
그럼 문제는 무엇입니까? 그가 설립한 RZIM단체가 그에게 절대적인 권한을 부여했기 때문이고 그 누구도 그가 가진 막강한 권력을 제어하지 못했기 때문 입니다. 아무리 신앙 좋은 사람도 유혹에서 온전하게 벗어날 수 없습니다. 미국은 지난날 이미 짐 베이커, 지미 스웨걸트와 같은 능력 있는 설교자들의 일탈을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확신 있는 변증학 메세지나 그의 책은 여전히 앞으로도 많은 지성인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사건을 통해서 죄의 유혹에 대한 방어막도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사탄은 교계 지도자들에게 돈, 이성, 명예라는 올무로 다가오고 사역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아시아 복음주의 협회 회장을 역임했던 Daniel Ho 목사님은 대형교회 목사로 사역할 때 자신의 사무실에 안이 훤히 보이도록 투명 유리 벽을 세웠습니다. 그는 사역 내내 교회의 재정에 절대로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본 저도 영생교회에 와서 여성 성도가 만나기를 원하면 꼭 제 아내를 대동하고, 제 아내가 아닌 다른 여성과 둘만이 차에 동승하지 않습니다. 교회의 재정도 절대로 관여하지 않습니다. 제가 임의로 쓸 수 있는 구제비는 선정할 때 부교역자들을 참여시키고 분기별로 내역을 적어서 회계부에 제출합니다. 꼭 필요한 직책이 아닌 필라 목사회, 교회 협의회 회장직이나 어떤 명예직도 정중히 사양했습니다. 저도 동일하게 연약함을 가진 목사이기에 주변에 믿을만한 목사님들과 정기적으로 만나서 서로를 점검합니다. 중요한 것은 죄성을 억제할수 있는 시스템을 구성하고 서로 점검받도록 자신을 제어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매일 십자가 앞에 나아와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