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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영목사님 목양칼럼
오늘은 세계의 모든 개신교회가 지키는 ‘종교개혁기념일’입니다. 종교 개혁을 통해 ‘인간 중심의 교회’에서 ‘하나님 중심의 교회’로 개혁을 시도한 지가 벌써 504년이 되었습니다. 예전에 종교 개혁은 말 그대로 “하나님께로 돌아가자”였습니다. 인간이 중심이 되어 하나님을 이용하면서 자기의 목적을 달성했던 종교의 틀을 종교개혁으로 깨뜨린 것입니다. 하나님보다는 모든 영광을 자신이 받기 원했던 로마 교황과 그 밑에서 동일하게 종교를 이용했던 주교들이 예수님 시대의 대제사장과 서기관들의 모습과 겹쳐 보입니다. 아니, 그런 모습은 사실 지금도 종교 지도자들의 모습에서 여전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무엇을 요구하는가’보다는 교회 전통과 관행에 더 집중하며 지키는 겉껍데기의 신앙과, 자신의 해석이 성경에서 말씀하시는 진리보다 더 앞선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도 여전히 종교 개혁의 필요성이 계속 대두되는 것은 중세시대의 인본주의 사상이나 지금의 인본주의 신앙이 서로 맞물려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역사를 반복하고 지난날의 잘못된 것을 반면교사로 삼지 못하고 다시 죄성에 빠져드는 연약함이 있습니다.
성경에 보면 자기 마음대로 제사를 드린 사건이 여러 번 나옵니다. 그런 행동들의 중심에는 모두 다 흡사한 동기가 있습니다. 자신의 열정에 휩싸여 독선적으로 되어서 ‘하나님께서 무엇을 말씀하시는가’에는 관심이 없고 ‘내가 이렇게 열심이다’라는 것만 주변에 보여주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즉, 우리 마음의 욕구가 하나님의 뜻과 섭리를 알고 행하는 것보다 더 앞서게 된 것입니다. 보세요, 사울왕에 대한 하나님의 지적은 무엇입니까? 사무엘이 오지 않자 자신이 예배를 진행한 것을 지적한 것이 아닙니다. 사울왕 자신이 주도하여 예배를 드렸던 행동과 마음의 중심에는 하나님께 예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자기의 목적에 이용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런 동기의 예배는 종종 하나님을 모욕하는 수단이 됩니다.
예배를 통해 내 욕심이 들어가고 내가 받기 원하는 것을 예배를 수단으로 받는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올바른 예배자가 아닙니다. 예배란 온전히 하나님 앞에서 나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서 내 초라함을 보고 은혜의 보좌 앞에 겸손히 나오는 것이 예배의 가장 기초가 됩니다.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온전함이란 결코 우리는 죄가 없다고 하는 교만한 마음도 아니고 내 열심을 드러내며 인정 받으려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솔직하게 나 자신을 십자가 앞에 내려놓고 무릎 꿇고 겸손하게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쌓여갈 때 신앙의 깊이가 생기고 인격의 성숙함이 채워지게 됩니다. 올해 표어가 “신앙의 진전을 이루자”입니다. 말씀이 거울 되어 나 자신을 바로 볼 수 없다면 신앙의 진전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예배자가 되어서 은혜로 나 자신이 세워지고 더욱 아름답게 빚어져 가는 영생 가족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